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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구름바람 산
자작시

현상의 너머-도하 / Pissarro for Vivaldi-Nasce rosa lusinghiera from "Bajazet" w. Pissar

by 고요한 강 2017. 4. 14.



그대여 우리는 먼 나라에서 온 겁니다
그러니 서로 아무것도 모른답니다
원시인처럼 단 하나도
나도 그대의 반영일 뿐
실재의 대상을 우린 모릅니다

모르는 걸 다 안다고 착각하는 세계입니다
각각은 있어야 할 제 장소에 있고
현상은 정확히 시간 맞춰 오는 뿐
현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눈멀고 귀 먼 거 모릅니다

하여, 서로를 쳐다보아도
이해 못 한 채로 이 세계를 벗어나며
그 어떤 만남도 기쁨이 곧 고통이 되는
선악 미추, 相을 수레바퀴로 돌립니다
모두가 현상이지 실재가 아니지만
일체 사물을 나와의 상대적 관념으로 비춥니다

어떤 무엇과도 관련지을 수 없는 것이며
감각 조차도 내 것 아닙니다
다만 비 오고 바람 불고 사라지는 것뿐입니다
달콤함도 씁쓸함도 그 어떤 맛도
단 한 가지도 맛과는 먼 것을 알지 못합니다

나그네는 비를 맞고 폭풍 속으로 걸어갈 뿐
그 속에서 젖지도 술렁이지도 아니하는
무결 정체처럼
잠시 바람 비껴가는 소리일 뿐
다만 하나의 현상일 뿐인데
오오 나와 그대는 어디서 와서 뿌리인
근원 모른 채로 돌아가야만 하나요?

현상 너머 /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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