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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구름바람 산
자작시

마음을 모르다 / A. Piazzolla 'Oblivion' - Wurttembergisches Kammerorchester Heilbron

by 고요한 강 2016. 3. 22.



펄떡 뛰는 생생한 주체인 마음 /청련

내 근본인 마음을 모른다는 걸 무엇으로
설명하여야 하는가
내 주체가 무언지를 모른다는 건
전부를 모른다는 것과도 같다
기초 단위는 나에서 비롯된다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신 작용을
하루도 빠지지 아니하고 하고 있지만
관념의 실체를 모르고선 여과 없이
진리를 진리로써 알아볼 수 없다

그 무엇도 안다고 하면_ 전체를 다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사물의 명확한 실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각기 짓어 놓은 허상으로 보고 만지고 두드려서
느낀 감각을 믿는 뿐

허상을 짓는 자者(我)를
무턱대고 보지 않고 믿는 것과도 같다
곧,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가
타인을 바라보는 눈이 된다는 것

진리를 품기도 전에 품었다고 믿었으니
자신을 완전한 존재로 마주한 적 없어,
자신과 타인의 동일시로 의심하고 불신하며
스스로 불만과 불안을 갖게 된 것

자연은 놀랍도록 경이로운데도
그 아름다움에서 멀리 떨어진 것처럼 느끼는 건  
어떠한 이유가 있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한 번도 상처 입지 아니한
본 모습으로 바라 볼 수 없는
서글픔에 서 오는 건 아닐까

삶이 분주하고 그 분망함으로 인하여
중심(마음 안에 진리)은
흔들리지 아니하려 애를 써도..  
내 마음이 무언지를 모른 채 모르고 산다

긴 생애 동안 살아남기 위한 노력으로
힘을 다 소모하지만,
지혜는 지식으로는 얻어지는 게 아니다
항상 비어 있는 생생한 진리를 모른 채,

잡힐듯하면서도 아직은 멀리 있는
그 어슴푸레한 그 무엇인가에
꽉 잡혀 있는 내가 아닌..
생각을 다 내려놓고
아늑하고 편안한 나와 살아가려 하지만,
수 십 년 사용한 마음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고 쓰고 있었다뇨!

깊은 내 안에서 움직이는 관념조각들의
소음의 일체가 찰나에 단박 끊어지는
空寂 영지!

나 홀로의 힘으로 궁극의 실재에
도달코자 하는 시도는 미친 짓인가
단 한 번도 요동치 아니하는
안심의 경지에 이르려고 한 적이 없어서
그 고요한 자리로 들어가려 아니하는가?

유도 아니며 또한 무도 아닌,
처음 있는 그대로 무아 (空)의 경지를, 끊임없는
굳센 의지로 구하지 아니하고서야 어찌 알 수 있으랴

진리를 비추려는 철학이든 예술이든
과학이든, 지식과 앎이 가득하여도
지혜가 제기능을 잃어버린 듯이..
육체 안에 비물질인 정신 마음은
조화를 잃어버려 평화를 갈구하면서도
한 손엔 전쟁을 일삼는 어리석음이 반복 되는
이순환고리가 이를 증명한다

내가 속한 지구 별의 무질서 
전체의식이 증명하고 있다
세계가 무기를 소유하기 위한
막대한 낭비가 이를 말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폭력과 가면과 사치가 이를 말하고 있다

세계가 전쟁 무기를 비축하는 데 사용되는 비용이면
이 땅 위에 빈곤이 사라질 것을
자식이 타인이 아닌 부모를 마음에서 조차
분리하려는 것으로도 증명된다

머리로는 전쟁을 피할 방법을 알아도
어느 한 국가도 실천할 수 없음 과 같다
형제를 타인과 다름없이 경쟁하고 시기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증명한다

눈부신 선율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연주자가 몰아 의 경지에서 연주하기 때문인데
몰아의 경지를 찬탄은 하지만
자신이 같은 몰아의 경지에 있다는 건 잊는다
일체의 생각이 가로막는다는 걸 모른채  
일희 일비 하는 줄 _어이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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