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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구름바람산
자작시

봄은 오는가

by 고요한 강 2018. 4. 27.

 

 


 

봄은 오는가 / 청연


보이는 사물 일체가 스승인 줄 알아

훤히 보이면 마음은 봄이네 

 

누구라도 옆 지기와

아름다운 동행의 꿈을  

버리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지만

가로 막는 생각의 벽들이 

잘 ​갈 수 있는 길을 두고 

다른 곳으로 접어 가곤 하지

 

조건 없이 내 몸처럼 사랑하리라는 결심은

끝 없이 인내 해야 할 외길인 것이어서

서로는 변화 무쌍한 삶의 자리마다

대립 개념에 따라 저항하고

각기 혼자 걷고 싶어하지만

 

무지의 눈은 서로 모른채 

낱낱이 꿰 뚤어 본다고 여기지만

무엇 때문에 어디서 부터 눈 멀고

귀까지 멀게 하는가를

아득히 모른 것

 

어찌하여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임이 

무엇인지를 알지도 못한채 

멀고 험하기만한 길

안다는 앎이 허상인 줄은 더욱 몰라,

수 없이 넘어지기를 반복한 것

 

사랑에서 멀어지는 건 

생명을 버리는 것과 같은 것

본성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어 

예민한 성격에 얼마나 괴로워했는가

 

고착 된 관념으로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자기 비하와 자학으로

당당하던 자신감은 나약함으로 바뀐 것

 

지나간 상처와 고통은 

무명 속에서 생겨난 것 

환영을 짓고 따라간 거 

한없이 부끄럽네

 

꿈이 허물어 지고서야 

모르면서 가지친 생각 

그 생각을 따라간 행위 

그저 덧 없고녀


무상을 알고서야

비로소 자유로워 지니

부딫던 수 없는 장애 마저

오히려 고맙네

 

처음 그대로

여여한 자리이던 것을

더는 남아 있는 꿈이

생각나지 않네


꿈 꾸지 아니하는 봄 날

더는 노 젓지 아니하리


생각과 몸이

나 아닌 줄로 알아

모두 내 맡기어

바람이 부는 대로 

흐르는 대로 흐르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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