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오는가 / 청연
보이는 사물 일체가 스승인 줄 알아
훤히 보이면 마음은 봄이네
누구라도 옆 지기와
아름다운 동행의 꿈을
버리는 건 생각도 할 수 없지만
가로 막는 생각의 벽들이
잘 갈 수 있는 길을 두고
다른 곳으로 접어 가곤 하지
조건 없이 내 몸처럼 사랑하리라는 결심은
끝 없이 인내 해야 할 외길인 것이어서
서로는 변화 무쌍한 삶의 자리마다
대립 개념에 따라 저항하고
각기 혼자 걷고 싶어하지만
무지의 눈은 서로 모른채
낱낱이 꿰 뚤어 본다고 여기지만
무엇 때문에 어디서 부터 눈 멀고
귀까지 멀게 하는가를
아득히 모른 것
어찌하여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임이
무엇인지를 알지도 못한채
멀고 험하기만한 길
안다는 앎이 허상인 줄은 더욱 몰라,
수 없이 넘어지기를 반복한 것
사랑에서 멀어지는 건
생명을 버리는 것과 같은 것
본성으로부터 멀리 떠나 있어
예민한 성격에 얼마나 괴로워했는가
고착 된 관념으로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자기 비하와 자학으로
당당하던 자신감은 나약함으로 바뀐 것
지나간 상처와 고통은
무명 속에서 생겨난 것
환영을 짓고 따라간 거
한없이 부끄럽네
꿈이 허물어 지고서야
모르면서 가지친 생각
그 생각을 따라간 행위
그저 덧 없고녀
무상을 알고서야
비로소 자유로워 지니
부딫던 수 없는 장애 마저
오히려 고맙네
처음 그대로
여여한 자리이던 것을
더는 남아 있는 꿈이
생각나지 않네
꿈 꾸지 아니하는 봄 날
더는 노 젓지 아니하리
생각과 몸이
나 아닌 줄로 알아
모두 내 맡기어
바람이 부는 대로
흐르는 대로 흐르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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