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햇살구름바람산
자작시

이 별에서 공짜로 누린 것들

by 고요한 강 2012. 7. 13.
 

 

이 별에서 공짜로 누린 것들 / 신문순

 

언젠가 우리 이 별에서 본 것 이야기하는 곳 가리

그때에 그대 무엇을 하였는가 묻게 되리

 

창공을 높이 날아 오르는 새들의 힘찬 날개짓

숲을 깨우는 작은 새들의 맑은 지저귐

산 마루 위로 두둥실 흘러가는 흰구름들

웅장한 山봉우리와 굽이친 계곡,바위틈으로 흘러가는 맑은 물소리

꽃보다 더 곱고 귀여운 꼬마들의 재깔거리는 소리

겨울 山 노루와 토끼들의 눈 위에 파인 신기한 발자욱

산 까치와 수리부엉이의 소리, 매서운 솔개의 날센 비행

가을 하늘에 일정하게 줄지어 날아 가는 기러기 떼

처마 밑 흙집 짓어 새끼낳고 들락거리는 검정예복 제비의 멋진 비행

후덥지근한 여름 날 숲을 옮겨다니며 존재를 알리는 뻐꾹새

겨울 산을 날으는 휫파람새와 참새떼의 재잘거림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황금빛 바다

경이롭게 바라보는 붉게 물든 저녁 노을

맑은 호수 위에 드리우는 산 그림자

빗 속에서 산뜻하게 목욕하는 숲의 나무들

포플러 나무 바람에 나붓껴 반짝이는 잎새들

들에서 구슬 땀에 젖은 등 뒤로 스쳐오는 산들바람

밤 새 내려서 하얀 숲을 만드는 눈꽃....

추위 속에서 가지에 물오름으로 피어나는 봄 버들강아지

검은구름 몰려오고 천둥치며 내린 시원한 소낙비

벼가 익어 오는 날 코스모스 하늘거리던 가을 들녁

산 정상에서 청정한 공기를 마시는 상쾌함

얼음이 얼은 겨울 산 졸졸 녹아 흐르는 물소리

파도치는 바닷가 불어오는 해풍의 시원함

비릿한 바닷물에서 재빨리 이동하는 물고기들의 힘찬 모습

드라이브 길 푸른바다 휘어진 곡선을 날아가는 자동차들

들꽃과 향그런 풀들이 바람에 살랑이며 눕는 자태

봄 향기어린 나무들이 가지를 뻗어 잎새 틔우는 모습

들꽃 향내 맡으며 다가온 실바람 아침 이슬의 영롱한 빛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 뚝 그친 눈빛 해맑은 미소

 

이 모든 아름다운 모습들이 다 공짜 이였으니

거저 누린 것들 저 별로 가는 날에 어찌 셈 할 수 있을가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환상  (0) 2012.07.16
허무한 마음  (0) 2012.07.15
보이지 아니한 너 자신  (0) 2012.07.09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사랑  (0) 2012.07.06
  (0) 2012.07.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