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집에는 침묵이 누웠네/ 신문순
그리움의 집으로 가네
저벅 걸어가네
어디서 왔는가 묻지 않네
한사내가 주인 인 것 같네
낯설은 사람처럼 그의 집에 앉네
낮설은 곳 그리움의 찻잔을 보네
그가 마시던 찻잔이네
그리움이 한방울 떨어지네
사랑했던 순수하던 마음이
찻잔에 어리네
그는 지금 내 앞에 있네
들어서며 본 그 주인이네
나는 이방인처럼 이네
그리운 건 이사람이 아니네
그리움이란 빈 집이네
이빈집에 나만 홀로네
다시 밤이 오네
그는 보이지 않네
그리움이란 시간을 타고
이 빈집을 들락이지만
아무도 없는 텅빈 공간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네
누구도 살지 않고 돌아가네
저 눈빛만이 홀로 남아있네
아무도 기다리지는 않네
되오지 않는 빈 그리움이네
침묵이 누운 거실 창가에
그리움 하나 두고 돌아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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