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햇살구름바람산
초기 시

[펌글] 나는 영혼에게 속삭였습니다

by 고요한 강 2006. 4. 24.
나는 영혼에게 속삭였습니다 / 작자 미상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더 사랑하며
비난하는 사람과 좋은 친구 되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모자라는 점을 채워갈 수 있는 힘은
치우침 없는 사랑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숨겨져 있는 곳의 아름다움을 보며
추해 보이는 것을 외면하지 않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추하고 감추어진 것들은
목숨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가슴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 귀기울이며
침묵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크고 우렁차지만
침묵의 소리보다 울림이 작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좋아하는 것에만 매달리지 않으며
피해가는 어려움을 찾아 나서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쉽게만 살아 왔던 지난 날로 인하여
중심을 잃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모두가 잠들었을 때 깨어서 보며
남들이 깨어 있을 때 불을 끄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내 꿈 속을 마음껏 날아다니고
밤에는 남의 자유를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과분한 칭찬에 우쭐해하지 않으며
질책을 받았다고 낙심하지 않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서도
자연은 사계절을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나는 영혼에게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내면을 가꾸기에 집중하게 하며
메마른 정원의 향기가 되게 해달라고
내 영혼에게 부탁을 하였습니다.
생명이 피어나는 향기로운 정원은
영혼의 풍요로움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