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겨울 발그레한 가난이여 / 신 문 순
저 겨울 발그레 웃는 가난이여
네 가난과 한 집에 살기 나 원하고 바라노니
가난한 얼굴로 서 있는 너 그리 고운 것 누가 알랴
절대적 가난일 때 비로소 다른 문 열리는 것
가난한 건 하늘 은총의 시작이며 찬란한 비취임 이니
부자가 가기 힘들다는 건 숨은 하늘 빛 더 긴히 내려 줄 계시인 것
벗이여 그대 아무 것 잡지 못한 손이여 두려워 말지니
모르고 힘 주던 가면 스르르 이 생에서 훨 벗어내고
안 맞는 옷 입고 고생 한 날 저기 보이 노니
그대 웃으며 하늘 깃 다는 날
어찌 아니 기쁘랴 가난이 보여 주는 길에 서있는 너
헐벗음 만큼 새롭게 입히우는 신령스런 옷
벗이여 온 세상 하얀 길, 내려다 보라
하얀 마음이 어디서 오는지를 느껴라
보라 네 마음 어디로 가던지도 모르는 겨울 날
볼그레한 얼굴에 눈 뜨는 가난을
스스로 택하며 그 가난 원하노니
어찌 고요히 믿고 의심 아니하며
네 품에 달려가 깊이 안기지 아니하랴
0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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