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에게서 묻어나는
山 향기를....
은은히 느끼며 지내던 날들,
삼삼하게 떠오릅니다
그분의 무소유는 많은 부분
생활 속으로 다가와
어딘가에 집착하려 할 때마다
난에 물을 주려고
출타하였다가도 돌아오셔야 하였다는
스님의 모습이
아른 거리게 하곤 하였죠
뜨락에 열매를 가득 맺은
산자두 나뭇가지가 바람에 꺾이어도
하늘의 섭리로 이해하고
바라보시는 그 눈빛..
마음에 아로새겨져 있게되었죠
넘치는 것은 흐르도록 하는
자연 현상으로 이해하도록
인식하게 하여 주셨지요
스스로 가진 것을 가지 치는 마음도
열어 주시곤 하시니
좀 더 가지려 하는 마음도
제어하게 하여 주셨지요..
물 흐르듯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마음까지도..
당신이 도란도란 자연과 함께
사신 흔적들이 꽃처럼 피어서
가슴속으로 건너오게 하여 주셨어요
봄에 새 가지가 피어오르면
물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연과 하나 되는 눈길을
주게 하여 주셨답니다
살아계신 부처님의 발자국 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으나..
하늘 뜻을 따르시던
님의 맑고 고운 향기가
한층 저희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물질에 마음을 빼앗기던 세대인
우리들 곁에
성인으로 오셔서 계셨다는 것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님은 소중하고 축복된 선물이셨습니다
소박하게 웃으실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입적하시니, 님의 고운 언어들은
시공을 초월하여..
참 벗 되어오시는
맑은 서글픔입니다
더 이상 적적하지 아니할 천상에서
가족들과 쉬실 생각에.. 맑음을 이어가실
낙원에 드실 꽃길을 그려보면서
소박하게 살겠다는 다짐으로
숙여 인사드립니다....
/ 청련
님의 발걸음 소리 듣던
복수초와 눈길 마주하며__
길상사로 찾아뵙던
어느 봄날_
나직이
하나의 맑은 울림으로
되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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