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숨어 있는 것이 아니고 드러나 있지만
우린 그것을 모르고 있다. 무지 때문이다.
다음은 진리<승의제>를 5가지 뜻으로
원측스님이 나눠 설명하셨다.
승의제
1.이름과 말을 떠남.
2.둘이 없음.
3.생각으로 행하는 것을 떠남.
4.모든 존재의 같고 다름을 떠남.
5.모든 것에 두루한 한 가지 맛.
둘이 되려면 경계를 나눠야 한다.
둘이 없으니 통합이요 합일이다.
생각함은 분별이다.
이름과 말을 떠남과 생각으로 행하는 것을 떠남은 뜻이 서로 연결돼 있다.
여기 컵과 꽃은 다르지만 이 꽃과 이 꽃은 같다. 진리는 이렇게 같고 다름을 떠났다는 말이다.
모든 것에 두루한 한 가지 맛이란 뜻은 모든 존재가 하나로 관통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空性이다. 그래서 승의의 다른 말이 空이다.
다 때려부숴 없애는 것이 공이 아니다.
空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연기법을 들어 이야기해야 한다.
연기란 모든 것은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다 분리돼 있지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공 하나만 가지고 말하면 오해할 수 있으니 반드시 연기를 들어 설명해야 한다.
때려부숴 아무 것도 없이 만드는 것은 공이 아니고 허공이다. 컵을 망치로 때려 부수면
허공이 드러나지 공은 아니다. 공은 자아나 실체의 결여로 없다는 뜻이다.
반야심경의 色卽是空 空卽是色처럼 컵 자체가 그냥 空이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이 세계가 그대로 공이다.
없애서 드러나는 것은 공이 아니고 허공이다. 공은 생명의 본질을 말한다.
허공은 생명을 잉태시킬 수 있는 힘이 없다.
이때 여리청문보살마하살이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해심심의밀의보살마하살에게 물었다.
최승자여! 모든 법이 둘이 없다고 합니다. 一切法이 둘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이 일체법이며
어떤 것이 둘이 없는 것입니까?
一切와 一切法
一切와 一切法은 다른 말이다.
일체가 모든 것이라면
일체법은 생성 소멸하는 것까지 다 합친 말이다.
예를 들자면 눈으로 컵을 보고 있는 것은 일체고
컵을 보고 컵이란 인식이 일어나면 그 인식이 일어난 것까지가 법이다.
원인과 조건이 만나 형성된 것까지 포함한 말이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함해 일체법이라 말한다.
생명이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모두 통틀어 하는 말이 일체법이다.
모든 명상 수행자들이 둘이 없다 모든 것은 하나다 다들 이렇게 말한다.
진리는 둘이 없고 하나란 것이다. 그러나 여기엔 함정이 있다.
잘못 오해할 소지도 상당히 많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공부를 하는 것이다.
진리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얼마나 말이 많은지 모른다.
해심여리청문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일체법이라는 것은 간략히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유위법이고 둘째는 무위법입니다.
이 가운데 유위는 유위가 아니고 무위도 아닙니다.
무위도 무위가 아니고 유위도 아닙니다.
一切法 – 1.有爲 2.無爲
도대체 이 어려운 말을 왜 쓸까?
유위란 함이 있는 것 다함이 있다는 말이다.
형태가 있는 것은 모두 매 순간 바뀌어 가므로 유위다.
그래서 일체유위법...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이다.
꿈 이슬 번개 같다. 유위란 그런 것이다.
반면 유위가 현상이라면 무위란 본질이다.
그런데 유위 무위 무위 유위 하는 말이 다 틀렸다.
왜냐하면 이름과 말을 떠난 것이 승의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이라 결정하면 다 틀린 말이다.
말할 수 없고 2가지 모습이 없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리청문보살이 다시 해심심의밀의보살에게 물었다. 최승자여! 어찌하여
유위가 유위가 아니고 무위도 아니며
무위가 또한 무위가 아니고 유위도 아니라고 합니까?
해심심의보살이 여리청문보살에게 말했다. 선남자여!
유위라고 말하는 것은 곧 本師께서 임시적으로 세운 글귀입니다.
본사께서 임시적으로 세운 글귀라면 그것은 곧 변계소집의 언사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변계소집의 언사로 말씀하신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갖가지 변계의 언사로 말씀하신 것이라서
진실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유위가 아닙니다.
徧計所執 –
1.分別
2.존재하지 않는 것.
일체법을 유위다 무위다 하는 것이 다 변계소집이란 말이다.
변계소집=두루 헤아려 집착한다. 변계소집엔 2가지 뜻이 있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별하는 것을 변계소집이라 한다.
그러나 중생들은 실제 있다 생각하니 어쩔 수 없다.
부처님 말씀은 미혹한 자들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 원래 없는 것이지만
임시적으로 중생들이 쓰는 언어를 빌려 말씀하시는 것이다.
한 영국스님이 절을 지었다. 직접 벽돌을 찍어 담을 세웠다.
그런데 다 세우고 보니 벽돌 2장이 어긋나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화가 났다. 담장을 허물고 다시 짓겠다 생각할 때
손님이 찾아와 너무 담장이 멋지다 칭찬했다. 저 어긋난 벽돌 2장 때문에
전체 담장이 너무나 멋져 보인다는 것이다.
그 순간 이 스님이 깨달았다.
이런 분별이 바로 변계소집이다.
어긋난 벽돌 보고 어떠냐 물으면 대답하겠나?
혹시 우리 모두 그렇게 안 살고 있나?
자기가 보기에 조금만 이상하면 뜯어내고 고치고 그러지 않나?
진리란 어떤 경계선으로 나눠져 있지 않고 하나의 모습이다.
여기 이 컵이 분별하나 이 책상이 분별하나 아니면 이 꽃이 분별하나?
자연계는 분별하는 놈이 하나도 없다.
오직 인간만이 옳고 그르고 높고 낮은 걸 따지고 분별하니
부처님께서 안타까워 하시고 어쩔 수 없이
인간의 분별하는 언어를 빌려 가르치고 계신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그러시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들이 일이 되는가 하면
모든 성자라고 하는 것은 성인의 지혜와 성인의 견해로서
이름과 말을 버렸기 때문에 등정각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이 말을 떠난 法性에 나아가서
그들로 하여금 等覺을 밝히도록 하기 위한 까닭에 임시적으로
이름과 주관적인 형상을 세우시니 그것을 유위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일부러 중생들을 깨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생들이 쓰는 언어를 임시로 썼다.
진리란 말과 이름을 떠나 있다. 이름과 말을 버렸기 때문에 깨달음이 온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왜 말과 이름이 진리에 장애가 될까? 매우 중요한 말이다
.
이름과 말은 같은 종류다.
그런데 이 이름과 말은 대상을 고정화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상을 분리시키고 마치 영원불멸한 것이 있는 것처럼 실체화한다.
`예를 들면
1주일 전에 본 컵과 지금 본 컵은 같은가 다른가? 이 컵은 던지면 깨진다
그러나 언어로 이뤄진 컵은 던져도 안 깨진다. 100년이 가도 그대로다.
말에 의해 만들어진 컵은 던져도 안 깨지고 그대로다.
다시 말하면 말과 실제 대상은 별개의 것이란 뜻이다.
소금은 짜다? 입술 한 번 빨아봐라. 짠 것이 있나? 안 짜다. 말로만 그렇다.
그러니까 소금은 짜다 하는 말과 소금은 별개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통해 대상을 파악하기 때문에 진실을 왜곡하는 습성이 있다.
개는 짖는다 그러나 여기 짓는 개가 있나? 없다. 말뿐이다.
똥! 하면 냄새 나나? 똥! 하면 냄새 나야 하는데 냄새 안 난다. 말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말을 통해 대상을 인식한다.
그리고 마치 대상이 있는 것처럼 분리시키고 실체화시키고 고정화시킨다.
이게 문제다. 그래서 진리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말은 말과 생각을 떠나는 것이다.
원각경 보안보살장 보면 수행의 5단계를 말하고 있다.
처음이 몸 소멸이다.
몸이 사라져버린다. 몸이 사라지기 전엔, 열심히
정수리 눈 통증 움직임 모두 이름 붙일 수 있다.
그런데 몸이 막 변하고 눈코의 형태가 뭉개지고
몸이 다 사라지고 나면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까지 있다고 생각했던 몸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이렇게 몸 소멸 과정에서
정확히 이름을 붙일 수 없는 현상이 생긴다.
통증도 칼로 베는 듯한 통증 모래가 박힌 것 같은 통증...
종류도 여러 가지다. 같은 통증들이다.
그렇게 이름 붙이다 보면 언어의 한계가 온다.
통증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몸의 빛도 여러 가지로 바뀐다.
19회. 지운스님 해심밀경<승의제상품1> 법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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